천연기념물 수달이 강원도 강릉 경포 습지 주변 도로에서 죽은 채 발견됐습니다.
이른바 차에 치여 죽는 '로드킬'을 당한 것으로 보이는데요.
하지만 생태 보고라는 경포 습지 주변 도로에 생태통로는커녕 로드킬 주의 표지판조차 단 한 개도 없습니다.
송세혁기자가 취재했습니다.
[기자]
생태 관광지로 유명한 강릉 경포 습지 주변 도로입니다.
천연기념물 330호이자 멸종위기 1급인 수달이 도로 옆 화단에 죽어 있습니다.
몸길이 90cm에 2년∼3년생 정도의 암컷입니다.
이 수달은 이곳 2차선 도로를 건너다 차에 치여 죽은 것으로 추정됩니다.
[박종인 / 야생동물보호협회 강릉시지부장 : (습지가) 너무 도로변과 가깝다 보니까 로드킬을 당했어요. 이런 경우가 종종 많이 있습니다.]
최근 1년 동안 로드킬을 당한 수달은 강릉지역에서 확인된 것만 네다섯 마리에 이릅니다.
강릉시는 3년 전 국비와 지방비 210억 원을 들여 경포 습지를 50년여 만에 복원했습니다.
습지가 복원되면서 사라졌던 수달과 삵 등 멸종위기 동물도 함께 돌아왔습니다.
그러나 오랜만에 돌아온 멸종위기 동물에 대한 배려 조치는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.
경포 습지 주변 도로 약 7km 구간 중 로드킬 주의 표지판은 단 한 개도 없습니다.
또 동물보호단체는 수년 전부터 야생동물 이동통로를 설치해야 한다고 강릉시에 거듭 건의했지만 무시됐습니다.
[김학군 / 야생동물연합 : 생태통로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이런 동물들의 로드킬은 점점 많아질 것으로 생각됩니다. 특히나 요즘 휴가철이라서 차량 통행이 많이 증가하는 상황에서는….]
취재가 시작되자 강릉시는 뒤늦게 로드킬 주의 표지판 설치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.
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 대처라는 지적입니다.
YTN 송세혁[shsong@ytn.co.kr]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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